항문 주위 농양(항문 주위 고름집) perianal abscess 방치하면 병 키운다

항문 주위 농양, 항문 주위 고름집 perianal abscess : 항문 주변부의 고름으로 인한 질환

항문 주위 농양이란 말 그대로 항문의 주변부에 종기 등으로 인한 농양 증상이 생기는 것을 말하는데 요즘에는 항문 주위 고름집이라는 명칭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바뀌기 전의 명칭이 많이 쓰이고 있므로 이 포스팅에서는 바뀌기 전의 명칭인 항문 주위 농양으로 표기하겠습니다. 이 질환은 당뇨병, 크론병, 스테로이드 약물의 만성적인 투여가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보통 항문주위염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의 위장은 대략 소화단계가 진행되는 순서에 의해 나열하면 십이지장, 소장, 대장, 직장(요즘에는 각각 샘창자,작은 창자,큰 창자,곧창자라고 부릅니다. 의학용어도 계속 바뀌는군요.)의 순서인데 마지막 직장에서 항문으로 이어지는 부위에 림프조직이 풍부하게 분포된 항문음와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 부분이 주로 대변 등에 의해서 미세한 상처가 생기거나 기타 원인으로 세균에 감염되면 염증이 생기게 되고, 처음 이 부분에 염증이 생긴 후 주변부에까지 번지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항문주위염입니다. 이러한 항문주위염이 발생하고, 시간이 지나 발전하면 항문 주위 농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항문 주위 농양의 증상

간혹 환자 본인이 자각증상으로 판단했을 때, 치핵으로 오인할 수도 있으나 치핵과는 엄연히 다른 질환입니다. 치핵이란 상, 하질 정맥총의 정맥에 피가 모여서 그 부분이 혹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입니다.(분류에 따라 내치핵과 외치핵이 있는데 내치핵은 상질정맥류의 정맥에서 발생하는 것이고 외치핵은 하치정맥총의 정맥에서 발생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병원에 내원하셔서 진찰을 받아보시는게 무엇보다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참고를 위해 말씀드리자면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므로 주의깊게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1)항문 주위에 고름이 생기게 되므로 욱신 거리는 등의 통증이 느껴집니다. 상태에 따라서 통증이 좀 미미할 수도 있고, 심할 수도 있습니다.

(2)때로는 항문 주위에 무언가 손으로 만져지는 덩어리 같은 것이 생깁니다.

(3)보통 변기에 앉아 대변이 나오기 직전에 통증이 가장 심합니다. 대변을 보고 나면 통증이 좀 가라앉는 경향을 보입니다.

(4)변비가 생기기도 합니다.

(5)직장에서 진물과 같은 증상이 생깁니다.

(6)경우에 따라 발열, 오한이 생깁니다.

진행 및 발전

항문 주위 농양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더 심각한 다른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항문 누공'입니다. 항문 누공(Anal fistula)이란 흔히 치루라고도 부릅니다. 이는 쉽게 말하자면 항문 안쪽의 부위(항문샘)에서 항문 주위에 있는 바깥쪽 피부로 구멍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항문 안쪽에는 변 등의 분비물이 수시로 모이는 곳인데, 여기에서 바깥쪽 피부로 구멍이 뚫리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상상해보시면 답이 나오리라고 생각합니다. 변이 항문이 아닌 항문 주위에 뚫린 구멍으로 배출이 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일상생활에 대단히 지장이 생길 뿐 아니라 환자의 품위에 손상은 물론이고, 커다란 정신적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변이 항문이 아닌 다른 곳으로 배출되는 과정에서 2차 감염 등의 문제도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항문 누공이 발생하기전, 항문 주위 농양 단계에서 신속하게 치료를 받아 항문 누공 발생을 막는게 좋습니다.

치료

만약 항생제로서 치료가 된다면 간단하겠지만 항문 주위 농양은 안타깝게도 항생제 요법으로는 치료가 힘듭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에 환부의 농양을 물리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외과적 수술이 진행됩니다. 농양의 특성상 겉으로 드러나는 절개부위는 면적이 작지만 깊이가 깊습니다. 수술을 통해서 삼출물을 제거하고 주위로 농양이 번지지 않았는지 면밀히 관찰하고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다행히 일반적인 경우라면 수술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으며 보통 입원기간도 길지 않습니다. 

이상으로 항문 주위 농양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차일피일 미루면 병이 커지게 되고 환자 본인의 고통이 더욱 커질 수 있으니 만약 위에서 말씀드린 증상 중 일부가 발견된다면 병이 진행되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병원에 내원하셔서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보셔야 합니다. 모든 병이 그렇듯이 초기에 발견해서 제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좋겠습니다.